표제어 수가 많은 어휘 교재가 나에게도 맞을까?
표제어 수는 어휘 교재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보이는 정보다. 하지만 교재를 펼친 뒤 실제로 해야 하는 일은 단어를 세는 것이 아니라, 문장 안에서 그 단어가 어떤 자리에 있고 어떤 말과 결합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표제어 수는 어휘 교재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보이는 정보다. 하지만 교재를 펼친 뒤 실제로 해야 하는 일은 단어를 세는 것이 아니라, 문장 안에서 그 단어가 어떤 자리에 있고 어떤 말과 결합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따라서 비교할 때는 표제어가 많다는 인상보다 한 항목 안에 내 학습 목적에 필요한 정보가 들어 있는지를 먼저 본다. 샘플 항목을 같은 기준으로 읽고, 확인한 내용을 선택표에 남기면 교재를 고르는 판단이 취향에서 작업으로 바뀐다.
이번 학습에서 하려는 판단을 하나로 좁힌다

어휘 공부라는 말 안에는 서로 다른 작업이 들어 있다. 뜻을 빠르게 채우는 일, 지문에서 단어가 문장 속에서 맡은 역할을 알아보는 일, 어떤 단어와 함께 쓰이는지 확인하는 일은 같은 방식으로 교재를 고를 수 없다. 뜻만 필요한 때에는 뜻풀이가 간결하고 찾기 쉬운지가 중요하다. 문장을 읽다가 단어는 아는데 구조가 풀리지 않는다면 품사와 예문, 결합 정보가 더 중요해진다.
비교하기 전에 최근에 풀었던 지문이나 연습 문장을 떠올려 막힌 이유를 두 갈래로 적어 본다. 단어 뜻을 몰라서 멈춘 경우와, 뜻은 아는데 어느 자리에 연결되는지 몰라 멈춘 경우를 나누는 식이다. 이것은 다른 학습자의 상태를 추정하는 조사가 아니라, 자기 공부에서 무엇을 먼저 해결할지 정하는 기록이다. 두 이유가 모두 있다면 이번 선택에서 우선할 하나를 정한다.
그다음 종이에 이번 학습의 목적을 한 줄로 쓴다. 뜻을 채우려는지, 문장 읽기를 보완하려는지, 결합을 확인하려는지 적는다. 목적이 한 줄로 고정되어야 다음 절에서 본 정보가 실제 선택 기준이 된다. 목적을 적지 않고 목차나 표제어 수만 보면 보기 좋은 교재를 고르게 되고, 고른 뒤에도 무엇이 부족한지 설명하기 어렵다.
같은 기준으로 표시 항목을 본다

교재 비교는 목차보다 한 항목의 내부에서 시작한다. 후보 교재마다 같은 표제어를 찾아 아래 항목을 같은 순서로 표시한다.
- 품사 표시가 있는가. 명사와 형용사처럼 역할이 다른 형태가 구분되어 있는가.
- 예문이 있는가. 표제어가 실제 문장 안에서 어떤 자리에 놓이는지 볼 수 있는가.
- 파생어가 연결되어 있는가. 같은 어근에서 나온 형태를 따로 찾아야 하는가.
- collocation이 보이는가. 그 단어와 함께 쓰이는 말이 제시되어 있는가.
collocation은 단어의 뜻과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 결합 정보다. 사전의 collocation 항목이나 word formation 설명을 보조 자료로 삼을 수 있지만, 후보 교재에 그 정보가 있다고 미리 가정하지 않는다. 교재 안에서 직접 확인한 것과 다른 자료에서 보충한 것을 선택표의 다른 칸에 적어야 어느 책이 무엇을 제공하는지 섞이지 않는다.
표시할 때는 있다고 느껴지는 정도를 기록하지 않는다. 실제로 본 항목에 정보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는지를 구분한다. 결합 확인이 목적이라면 collocation 칸이 비어 있다는 사실이 다른 칸의 장점보다 먼저 보일 수 있다. 반대로 뜻을 빠르게 채우는 목적이라면 파생어 설명이 적다고 해서 바로 탈락시킬 이유는 없다. 한 기준표를 두 교재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장 하나로 시험해 본다
다음은 이 글에서 만든 연습 문장이다.
The method is reliable.
네 단어로 이루어진 짧은 문장이지만, 교재 항목을 읽는 방법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하다. reliable은 be동사 뒤에서 the method의 상태를 설명하는 형용사다. the method는 관사와 명사가 묶인 명사구로서 주어 자리에 있다. 이 문장을 읽을 때 필요한 것은 reliable의 뜻 하나만이 아니라, 형용사가 놓인 자리와 앞의 명사구가 문장 안에서 하는 역할을 함께 확인하는 일이다.
이제 후보 교재의 reliable 항목을 편다. 형용사라는 표시가 있는지, 예문에서 be동사 뒤에 놓인 용례를 볼 수 있는지, rely나 reliability 같은 관련 형태가 어떻게 다뤄지는지 각각 적는다. 예문이 명사 앞에 붙은 다른 구조만 보여 준다면 그 항목이 나의 목적에 어느 정도 맞는지도 따로 기록한다. 같은 단어라도 형태와 자리가 달라지면 필요한 확인이 달라진다는 점을 표에서 볼 수 있다.
이 문장 하나가 교재 전체의 품질이나 학습 효과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문장 하나는 비교 기준을 실제 항목에 대입하는 시험지일 뿐이다. 쉬운 문장에서 무엇을 확인할 수 있는지 먼저 보고, 그 결과가 내 목적과 맞으면 다른 항목으로 범위를 넓힌다. 확인되지 않은 장점은 교재의 장점 칸에 적지 않는다.
표시가 적은 교재가 맞는 경우도 있다
품사·예문·파생어·collocation이 모두 자세히 붙은 교재가 언제나 첫 선택은 아니다. 정보가 많으면 한 항목을 읽는 데 해야 할 일이 늘어난다. 지금 필요한 것이 뜻을 훑고 여러 항목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라면, 설명이 빽빽한 교재보다 필요한 정보가 바로 보이는 교재가 작업 흐름에 맞을 수 있다. 이것은 어느 책이 더 좋은지에 대한 일반 순위가 아니라, 이번 목적과 사용 방식의 조합을 고르는 문제다.
후보 교재를 실제로 펼쳐 같은 수의 샘플 항목을 연속해서 처리해 본다. 한 항목을 읽고 뜻만 표시하는지, 예문과 결합까지 기록하는지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달라지므로 자기 목적에 맞는 방식으로 재야 한다. 측정값은 교재의 고정된 성능 수치가 아니라 본인이 그 자료를 사용할 때의 작업 기록이다. 기록한 시간이 길다고 나쁜 책이라고 결론내리지 않고, 그 작업을 매일 이어 갈 수 있는지 판단 자료로만 쓴다.
두 종류의 교재를 나누어 쓰는 방법도 있다. 표시가 적은 책은 빠르게 훑는 회전용으로 두고, 반복해서 막힌 단어만 별도의 확인용 자료에서 품사와 결합을 찾는다. 반대로 문장을 읽는 것이 이번 목적이라면 예문과 형태 정보가 잘 보이는 책을 중심에 놓고, 표제어 수가 적더라도 필요한 항목을 빠뜨리지 않는지 본다. 어느 쪽을 고르든 선택 이유를 목적과 표의 기록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확인하지 못한 칸은 비워 둔다
선택표에는 빈칸이 생긴다. 어떤 항목에는 예문이 있지만 파생어가 없고, 어떤 항목에는 결합이 보이지만 내가 쓰려는 문맥과 같은 예문이 없을 수 있다. 이때 “대체로 있다”라고 적으면 확인한 사실과 추측이 한 칸에 섞인다. 본 항목에서 확인한 내용만 표시하고, 보지 못한 정보는 빈칸이나 “미확인”으로 남긴다.
온라인 미리보기나 일부 공개 페이지를 본 경우에는 확인 범위도 함께 적는다. 앞부분만 보았다면 앞부분만 확인했다고 표시하고, 중간 이후의 항목을 보지 못했다는 한계를 선택표에 남긴다. 앞에서 본 몇 항목의 모습이 책 전체에 반복된다고 확정하지 않는다. 실물이나 추가 미리보기를 확인한 뒤 같은 기준표의 빈칸을 채우면 비교 기록의 범위가 넓어진다.
빈칸은 교재의 실패 판정과도 다르다. 내가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는 뜻일 수 있고, 해당 표제어에 그 정보가 실제로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두 경우를 구분하려면 “없음”과 “미확인”을 다른 표시로 적는다. 그렇게 해야 나중에 다른 자료에서 보충한 정보가 원래 교재에 있던 것처럼 바뀌지 않는다.
오늘 선택표를 완성하는 순서
오늘 할 일은 교재의 순위를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 이유가 남은 작은 기록을 만드는 것이다. 먼저 이번 학습의 목적을 한 줄로 적는다. 뜻을 채우는지, 문장을 읽는지, 결합을 확인하는지 중 우선할 작업을 정하고, 나머지는 보조 목적이라고 표시한다.
그다음 후보 교재에서 같은 표제어를 찾아 품사·예문·파생어·collocation을 같은 표에 적는다. 확인한 정보와 미확인 정보를 구분하고, 다른 사전에서 보충한 내용은 교재 칸에 섞지 않는다. The method is reliable.를 이용해 형용사 자리와 명사구 주어를 실제 항목에서 찾을 수 있는지도 기록한다. 문장 시험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교재의 장점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샘플 항목을 자기 목적에 맞는 방식으로 연속 처리해 본 뒤, 이 교재를 회전용으로 쓸지 확인용으로 쓸지 결정한다. 선택표의 빈칸에는 다음에 확인할 위치를 적고, 정보가 많은 교재를 고른다면 매일 어떤 항목을 어디까지 읽을지도 정한다. 이렇게 남긴 기록은 책을 산 뒤에도 선택을 다시 점검할 기준이 된다. 교재가 모든 목적을 대신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이번 작업에 필요한 자리를 맡긴다.
베라진은 최세진 강사의 편입영어 온라인 학습 브랜드다. 자료를 비교하다가 품사·예문·결합 중 어느 부분에서 판단이 멈추는지 정리하기 어렵다면 카카오채널로 질문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