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영어, 문법을 독해로 메우려는 당신에게 먼저 묻고 싶은 것
문법 약한데 편입영어 독해로 커버 가능할까?에 대한 답은 가능합니다. 다만 바로 공부량을 늘리기보다 현재 조건과 시험 방식, 이번 주에 확인할 약점을 먼저 분리해야 합니다.
편입영어, 문법을 독해로 메우려는 당신에게 먼저 묻고 싶은 것

문법 약한데 편입영어 독해로 커버 가능할까?에 대한 답은 가능합니다. 다만 바로 공부량을 늘리기보다 현재 조건과 시험 방식, 이번 주에 확인할 약점을 먼저 분리해야 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시기마다 똑같은 말이 돌아옵니다. “문법은 진짜 자신 없어요. 그냥 독해로 밀면 안 돼요?” 대개 이 말을 하는 학생의 문제지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단어는 꽤 아는데, 긴 문장에서 해석이 자꾸 반대로 뒤집혀 있습니다. 문법을 싫어하는 마음과 시간이 없다는 초조함이 섞여 나온 질문이라는 걸 압니다. 그래서 저는 “된다·안 된다”로 답하지 않고, 늘 질문 하나를 되돌려줍니다. “그 커버, 어느 학교 시험을 기준으로 하는 거예요?”
먼저 물을 것은 ‘얼마나’가 아니라 ‘어디까지’입니다

문법을 얼마나 공부해야 하느냐는 질문은 사실 답이 없습니다. ‘얼마나’를 정하려면 ‘어디까지 필요한가’가 먼저 정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기준선은 내 불안이 아니라 지원 학교 시험이 그어 줍니다. 그래서 공부량을 늘리기 전에, 내가 감수할 문법 포기의 상한선이 어디인지부터 확정해야 합니다.
목표 시험이 요구하는 것부터 뒤에서 앞으로
순서를 거꾸로 세웁니다. 지원 후보 학교의 공식 모집요강과 최근 기출을 펼쳐, 문법 문항이 몇 개이고 배점이 얼마인지 셉니다. 문법을 독립 문항으로 여러 개 내는 학교라면 문법을 미루는 순간 그 점수를 통째로 버리는 셈이고, 독해와 논리 추론 위주인 학교라면 독해 중심 전략의 설득력이 커집니다. 소문이 아니라 학교가 공개한 자료로만 판단하세요. 같은 약점도 지원 조합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집니다.
감으로 읽히는 문장과 무너지는 문장의 경계
독해 감이라는 것도 사실은 구조 위에서 작동합니다. 짧고 단순한 문장은 감으로 넘어가지만, 관계사와 분사구문이 겹치는 순간 감은 멈춥니다. 그 경계 지점에서 오답이 몰립니다. 즉 ‘문법이 약하다’는 이미 독해의 정확도를 갉아먹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문법과 독해는 분리된 과목이 아니라 한 몸입니다.
버려도 되는 문법과 목숨줄 문법을 가르기
목표에서 역산하면 문법이 두 종류로 갈립니다. 배점 낮은 세부 규칙은 후순위로 미뤄도 됩니다. 하지만 관계사가 문장을 잇는 지점, 분사구문이 수식하는 주어, 도치로 바뀐 어순, 이 세 가지는 버리는 순간 독해 자체가 무너집니다. 이것이 최소 문법선입니다. 문법을 버리겠다는 결정은 딱 이 선 위에서만 허용됩니다.
오답 노트를 네 칸 표로 바꾸면 생기는 일

틀린 문제를 그냥 다시 푸는 대신, 어휘·구문·논리·선택지 네 칸에 분류해 적으세요. 단어를 몰랐나, 구조를 잘못 끊었나, 흐름을 놓쳤나, 보기에서 함정에 걸렸나. 이렇게 스무 개만 쌓아도 내 약점이 어느 칸에 몰리는지 보입니다. 구문 칸이 압도적이면 문제는 독해량이 아니라 최소 문법선이고, 어휘·논리 칸이 크면 처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늘 짧은 진단 시간, 지문 하나를 해부하는 루틴

오늘은 새 문제를 풀지 마세요. 이미 틀린 지문 하나를 골라, 오답 문장의 주어·동사에 표시하고 관계사·분사·도치를 손으로 끊어 복원합니다. 한 문장을 정확히 살려 내면 같은 구조가 다음에 다시 걸릴 때 눈에 들어옵니다. 지문 열 개를 흘려 푸는 것보다 이 작은 진단이 합격선에 더 가깝습니다.
판단이 막히면 문장을 들고 오세요
네 칸으로 나눠도 원인이 안 잡히는 문장이 남습니다. 왜 틀렸는지 스스로는 끝내 못 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럴 땐 오답 문장 몇 개와 네 칸 기록을 그대로 들고 오세요. “문법 약한데 독해로 되냐”보다 “이 문장을 이렇게 끊었는데 왜 틀렸냐”가 훨씬 정확한 답을 끌어냅니다. 목표 학교와 오답 분포 위에서, 남은 기간에 버릴 것과 챙길 것을 함께 계산해 드리겠습니다.
지난달 상담실에서 만난 세 사람
말로는 똑같이 “문법이 약하다”고 하는데, 문제지를 펼쳐 놓고 오답을 하나씩 짚어 보면 세 사람이 전혀 다른 곳에서 걸리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첫 번째 학생은 단어장을 거의 다 외운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Rarely does…” 같은 도치 문장이나 관계사가 두 번 겹치는 문장에서 늘 주어를 놓쳤습니다. 오답을 같이 세어 보니 대부분이 구조에서 무너진 문장이었어요. 이 학생에게 저는 새 문제집을 권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매일 딱 한 문장, 주어와 동사에 표시하고 손으로 끊어 복원하는 숙제를 드렸습니다. 이 사람에게 필요한 건 양이 아니라 구조를 보는 눈이었으니까요.
두 번째 학생은 반대였습니다. 구조는 곧잘 봤어요. 주어·동사도 정확히 짚고 관계사도 끊었습니다. 그런데 논설문에 나오는 추상어 앞에서 문장이 흐려졌습니다. 다 읽었는데 무슨 주장을 하는지 손에 안 잡히는 거죠. 이 학생에게 문법을 더 시켰다면 시간만 버렸을 겁니다. 그래서 지문에서 만난 추상 명사를 그날 문장째로 옮겨 적게 했습니다.
세 번째 학생은 지문을 다 이해하고도 마지막 보기 두 개에서 늘 흔들렸습니다. 매력적으로 쓰인 오답을 골라 놓고 “이게 왜 틀렸지” 하며 억울해했어요. 이 사람의 약점은 문법도 어휘도 아니라, 지문과 보기를 한 줄씩 대조하는 습관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 입으로는 같은 질문을 했지만, 손봐야 할 곳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된다·안 된다”로 답하지 않고, 늘 오답부터 같이 펼쳐 봅니다.
오늘 밤, 딱 하나만 한다면
상담이 끝나면 학생들이 자주 묻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뭘 하면 돼요?” 저는 늘 크기를 줄여 드립니다. 오늘 밤에는 딱 하나만 하세요. 이미 틀린 지문 중 하나를 골라, 오답을 낸 그 한 문장의 주어와 동사에 동그라미를 치고, 관계사·분사·도치가 걸린 자리를 손으로 끊어 한 번 복원해 보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새 문제를 풀지 마세요. 진도를 나가려 하지도 마세요. 오늘의 목표는 “한 문장을 정확히 살려 내는 경험” 하나입니다. 이게 짧게 닫히면, 신기하게도 내일 다시 책상에 앉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큰 결심은 사람을 지치게 하지만, 닫히는 작은 하루는 다음 하루를 부릅니다.
이번 주 저와 함께 지킬 다섯 가지

오늘 밤이 닫혔다면, 이번 주는 조금 더 얹어 봅시다. 다섯 가지를 제안합니다.
하나, 지원하려는 학교 세 곳의 공식 모집요강을 직접 열어 문법 문항이 몇 개고 배점이 얼마인지 세어 보세요. 커뮤니티 글 말고 학교가 올린 원본으로요. 둘, 매일 한 문장씩 구조를 복원해 주말까지 다섯 문장을 만드세요. 셋, 지금까지 틀린 오답 스무 개를 어휘·구문·논리·선택지 네 칸에 나눠 칸별로 몇 개인지 세어 보세요. 넷, 오답마다 “왜 틀렸는지”를 한 줄로 남기되, “실수”가 아니라 “도치를 못 봐서 주어를 놓침”처럼 구체적으로 적으세요. 다섯, 주말에 그 칸 분포를 보고 다음 주에 어느 칸에 시간을 더 쓸지 스스로 정하세요.
이 다섯 가지는 한 번에 다 끝내야 할 숙제가 아닙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많이”를 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끝나는 크기”를 지키게 합니다. 끝나는 하루가 쌓이는 게, 무너지지 않고 두 달을 가는 방법이거든요.
오답 노트를 다시 펼치게 만드는 장치들
솔직히 말하면, 오답 노트를 만드는 학생은 많아도 다시 펼치는 학생은 드뭅니다. 적어 놓고 덮으면 그건 그냥 일기예요. 그래서 저는 노트에 몇 가지 장치를 넣게 합니다.
먼저 틀린 이유를 나중에 검색할 수 있는 말로 적게 합니다. “도치”라고만 써 두면 몇 주 뒤 도치 오답만 모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매 오답에 네 칸 중 하나를 태그로 답니다. 태그가 있어야 주가 지난 뒤 “이번 주 구문 칸 몇 개”를 셀 수 있으니까요. 저는 학생과 함께 지난주와 이번 주 칸 분포를 나란히 놓고 비교합니다. 구문 칸이 줄었으면 복원이 먹히는 거고, 그대로면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신호죠.
점검도 같이 합니다. 복원한 문장을 하루 뒤 다시 펼쳐, 표시 없이도 구조가 잡히는지 봐요. 어제는 보였는데 오늘 흐려졌다면 그 구조는 아직 안 익은 겁니다. 감으로 찍은 문항엔 작게 물음표를 달아 두었다가, 맞았더라도 정말 알아서 맞힌 건지 따로 확인합니다. 감으로 맞힌 자리는 조금만 어려워지면 틀릴 자리거든요. 기록하고, 비교하고, 점검하는 이 세 동작이 붙어야 노트가 살아 있는 도구가 됩니다.
감이라고 부르던 것의 정체
학생들이 “독해 감으로 밀면 안 돼요?”라고 물을 때, 저는 그 감이 어디서 오는지를 같이 들여다봅니다. 짧고 단순한 문장은 감으로 넘어가요. 하지만 관계사와 분사가 겹치고 도치가 끼는 순간, 감은 정확히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즉 감이라는 건 사실 구조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고, 구조가 복잡해지면 감도 같이 무너지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감을 버리라고 하지 않습니다. 감이 멈추는 자리를 구조로 번역하는 연습을 시킵니다. 문장을 만나면 동사를 먼저 찾고, 그 주어를 거꾸로 짚고, 관계사절과 분사구문을 괄호로 묶어 뼈대만 남기는 것.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 다음에 비슷한 문장을 만났을 때 눈이 먼저 동사를 찾습니다. 그때 학생들은 말합니다. “이제 이 문장은 감이 아니라 그냥 보여요.” 그게 제가 노리는 지점입니다.
시간이 없다는 말 앞에서
시험이 두 달 앞이면 누구나 시간이 없다고 느낍니다. 그 마음을 압니다. 그런데 상담을 오래 하다 보니, “시간이 없다”는 말이 정말 시간 부족일 때보다 방향을 못 정해 앉기가 두려운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무엇을 버릴지 안 정하면 전부를 조금씩 붙잡게 되고, 그러면 어느 것도 안 남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버릴 것을 먼저 정하게 합니다. 최소 문법선 세 줄은 절대 못 버립니다. 독해가 무너지니까요. 그다음은 오답이 가장 많이 몰린 칸에 시간을 몰아줍니다. 배점 낮은 세부 문법이나 지금 잘 안 나오는 항목은 뒤로 미룹니다. 이렇게 버릴 것과 챙길 것을 나눠 놓으면, 없다고 느꼈던 시간이 사실은 방향의 문제였다는 게 보입니다. 하루가 작게 닫히는 걸 며칠 겪으면, 초조함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상담 오기 전에 정리해 오면 좋은 것들
혹시 저를 찾아오려 한다면, 몇 가지만 정리해 오면 훨씬 정확한 답을 드릴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어요. 다만 다음이 있으면 대화가 빨라집니다.
첫째, 지원하려는 학교 후보 몇 곳과, 그 학교 모집요강에서 본 문법 배점. 둘째, 최근에 틀린 오답 문장 서너 개. 손으로 어디서 끊었는지 표시가 남아 있으면 더 좋습니다. 셋째, 그 오답을 네 칸으로 나눠 본 기록. 넷째, “이 문장을 이렇게 끊었는데 왜 틀렸는지 모르겠다” 싶은 문장 하나. 이 네 가지가 있으면 저는 “문법이 약한데 독해로 되냐”는 큰 질문 대신, “당신의 오답은 구문 칸에 몰려 있으니 남은 두 달은 여기부터”라는 구체적인 답을 드릴 수 있습니다.
두 달 전의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누구에게도 합격을 장담하지 않습니다. 그건 제가 할 수 있는 약속이 아니에요. 다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문법 약한데 독해로 되나요”라는 막연한 불안을, 오답 분포와 지원 학교라는 확인 가능한 자료 위로 옮겨 놓는 순간 공부가 훨씬 차분해진다는 겁니다.
오늘 밤 한 문장을 살리고, 이번 주 다섯 가지를 지키고, 주말에 칸 분포를 한 번 비교해 보세요. 그렇게 닫히는 하루가 쌓이면, 두 달 뒤의 당신은 지금처럼 “독해로 커버되나요”라고 묻지 않을 겁니다. 대신 “내 지원 조합에서는 이만큼 챙기고 이만큼 미룬다”고 스스로 말하게 될 거예요. 그 문장을 당신 입으로 말하게 되는 것, 그게 제가 두 달 동안 함께 만들고 싶은 변화입니다.
문법이 약한 게 진짜 발목일까, 아니면 그렇게 믿는 마음이 발목일까
편입 준비생 상담을 하다 보면 '저는 문법이 약해서 독해가 안 돼요'라는 말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파고들어 보면, 실제로 발목을 잡는 건 '문법 지식 전체'가 아니라 아주 좁은 몇 개의 구조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관계대명사 하나, 도치 하나, 긴 명사구 하나. 이 몇 개가 반복해서 걸리는데, '나는 문법이 통째로 약하다'고 뭉뚱그려 버리면 공부는 끝없이 막막해집니다. 문제를 크게 부르면 해결도 크게 미뤄지기 마련이니까요.
제가 가르친 한 직장인 편입생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분은 하루에 낼 수 있는 시간이 저녁 한 시간 남짓이었습니다. 문법책을 사서 명사·동사·시제부터 다시 시작했는데, 두 달이 지나도 정작 독해 지문은 여전히 안 읽혔습니다. 문법책 진도와 독해 실력이 따로 놀았던 거죠. 그래서 방식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문법책을 덮고, '지문을 읽다가 막히면 그 자리에서 그 문법만 찾아본다'로 바꿨습니다. 한 달 뒤 이분이 한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문법을 공부한다는 느낌이 없어졌는데 독해가 편해졌어요.' 필요한 문법을 필요한 순간에 만나니 오래 남았던 겁니다.
오늘 할 일
- 딱 지문 하나만 준비하세요. 여러 개 펼치면 오늘도 흐지부지됩니다.
- 사전이나 문법책을 먼저 열지 말고, 모르는 단어와 막히는 문장을 그대로 둔 채 한 번 끝까지 통과합니다.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 다 읽은 뒤, 정말로 '구조가 안 보여서' 막힌 문장 두 개만 골라 뼈대(주어·동사)를 손으로 그려 봅니다. 단어를 몰라 막힌 것과 구조를 몰라 막힌 것을 구분하는 게 오늘의 진짜 목표입니다.
이번 주 점검
- 일주일 동안 고른 '구조 때문에 막힌 문장'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보세요. 신기하게도 같은 얼굴이 반복됩니다. 그 반복되는 얼굴 두세 개가 이번 주의 적입니다.
- '문법이 약하다'는 막연한 불안 대신, '나는 이번 주에 후치수식과 도치에서 세 번 막혔다'처럼 구체적인 문장으로 자기 상태를 말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불안이 문장으로 바뀌면 공부할 대상이 생깁니다.
- 지문을 처음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이 어제보다 줄었는지도 가볍게 체크합니다. 완벽한 해석보다 '끝까지 가는 속도'가 먼저 붙어야 합니다.
기록법
노트를 두 부분으로 나누세요. 왼쪽은 '막힌 원문 문장', 오른쪽은 '며칠 뒤 다시 읽었을 때의 해석'. 핵심은 같은 문장을 시간차를 두고 두 번 만난다는 점입니다. 며칠 전에는 안 보이던 구조가 지금 보인다면, 그 감각을 오른쪽 칸 아래에 한 줄로 적어 두세요('아, 여기 동사가 뒤에 숨어 있었구나'처럼). 이 한 줄들이 쌓이면, 나중에 슬럼프가 왔을 때 '내가 이만큼 넘어왔다'는 증거가 됩니다. 문법이 약하다는 자기 진단은 대체로 기분에서 나오지만, 이 노트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사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희망적입니다. 매일 한 문장씩만 이 노트에 옮겨도, 한 달 뒤에는 서른 개의 '넘어선 문장'이 손에 남습니다.
"문법책을 세 번 돌렸는데 지문은 여전히 안 읽혀요" — 이 말을 하는 사람에게
상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문장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 마음이 아픕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은 게으른 게 아니라, '문법을 다 알아야 독해가 된다'는 잘못된 순서를 성실하게 지키다가 지친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편입영어에서 독해와 문법은 위아래 관계가 아니라 옆으로 나란한 관계입니다. 문법을 완성하고 독해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독해를 하면서 필요한 문법만 역으로 채워 넣는 게 실전에서 훨씬 빠릅니다.
실제 학생 이야기. 지난 시즌에 만난 J님은 직장을 다니며 퇴근 후 공부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문법 인강을 반복해서 들었는데도 독해 정답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어요. 저는 문법책을 덮게 하고, 딱 하나만 시켰습니다. "매일 지문 한 문단에서, 해석이 안 되는 문장을 딱 한 개만 골라 왜 안 되는지 이름을 붙여라." 그는 몇 주 동안 '이건 관계사 때문', '이건 동사가 두 개라서', '이건 to부정사가 목적어라서'처럼 자기 언어로 원인을 붙였습니다. 문법을 '외운' 게 아니라, 자기가 막히는 지점에만 문법을 '연결'한 겁니다.
오늘 할 일. ①지문 한 문단을 눈으로 읽기 ②해석이 툭 끊긴 문장에 별표 ③그 문장을 '주어는 ○○, 진짜 동사는 ○○, 나머지는 다 설명'으로 세 조각만 분리 ④끊긴 원인에 한 줄 이름 붙이기. 여기까지가 오늘의 전부입니다. 문법책을 펴지 마세요. 오늘 목표는 '원인 명명'이지 '원인 해결'이 아닙니다.
이번 주 점검. 한 주 동안 붙인 '막힌 원인 이름'을 쭉 나열해 보세요. 그리고 물어보세요. ①같은 이름이 반복되는가? → 그게 지금 당신이 먼저 공부해야 할 문법입니다. ②이름조차 못 붙인 문장이 있는가? → 이건 문법이 아니라 어휘 문제일 수 있습니다. ③해석은 됐는데 답을 틀린 문장이 있는가? → 이건 독해력이 아니라 문제 푸는 습관 문제입니다. 이 세 갈래로만 나눠도, 막연한 '문법이 약하다'가 구체적인 할 일로 쪼개집니다.
기록법(가장 중요합니다). '오답 노트'를 만들지 마세요. 대신 '막힘 로그'를 쓰세요. 한 줄 형식은 이렇습니다. 날짜 / 지문 출처 / 막힌 문장 앞 3단어 / 내가 붙인 원인 이름. 해석이나 정답을 옮겨 적지 마세요. 딱 이 네 칸만 채웁니다. 몇 주가 지나면 이 로그 한 장이 당신의 진짜 약점 지도가 됩니다. 문법책 목차는 남의 순서지만, 이 로그는 오직 당신이 무너지는 순서로 정렬돼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로그를 들고 오는 학생에게는 커리큘럼을 새로 짜주지 않습니다. 그 로그 자체가 이미 완성된 개인 커리큘럼이거든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문법이 약한 게 편입 독해의 사형선고라고 믿지 마세요. 시험장에서 필요한 건 문법 용어를 말하는 능력이 아니라, 긴 문장에서 '진짜 하고 싶은 말'을 골라내는 능력입니다. 그건 이론이 아니라 반복으로 만들어지고, 그 반복은 오늘 한 문장에서 시작됩니다.
문법 약점을 독해 훈련으로 메우는 한 주 루틴
제가 상담한 학생 중에 문법 기초가 약하다는 이유로 편입을 포기하려던 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편입 독해는 문법 지식을 직접 묻기보다 문장을 얼마나 정확히 해석하느냐를 봅니다. 그래서 문법서를 처음부터 떼는 대신, 독해 지문 속에서 구조를 익히는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오늘 할 일
지문 한 개를 골라 긴 문장마다 주어와 동사만 표시하고, 접속사 앞에서 끊어 읽어 보세요. 뜻이 통하면 문법 용어를 몰라도 괜찮습니다.
이번 주 점검
주말에 이번 주 본 지문에서 주어-동사를 3초 안에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막히면 지문 수를 늘리지 말고 반복하세요.
기록법
'막혔던 문장'과 '막힌 이유'를 한 줄씩 적어 두면, 반복되는 약점 패턴이 좁혀지고 그것만 공략하면 됩니다.
문법이 약해도 독해 점수는 오른다 — 몇 주 만에 바뀐 지훈이 이야기
지훈이는 지방 일반대에서 편입을 준비하던 학생이었다. 처음 상담 왔을 때 문법 문제에 자신이 없었고, 본인도 "저는 관계대명사랑 분사구문 구분을 아직도 못 해요"라고 먼저 털어놨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독해에서 막히는 문장이 줄었다. 비결은 문법을 다 뜯어고친 게 아니라, 문장을 '해석'하기 전에 '덩어리로 읽는' 훈련을 한 것이었다. 지훈이는 관계대명사가 뭔지 이름은 몰라도, 'the book that I bought'를 '내가 산 책' 하나의 덩어리로 잡는 감각은 반복 속에서 만들었다. 편입 독해는 문법 용어를 시험하지 않는다. 의미 단위를 빠르게 묶어내는가를 본다.
오늘 할 일
오늘은 지문 딱 한 개만 골라라. 그리고 문장마다 '주어 / 동사 / 나머지'를 슬래시로만 끊어봐라. 해석하지 말고 끊기만. 끊는 데 바로 멈칫하는 문장은 형광펜으로 표시한다. 표시된 문장이 바로 네 문법 약점의 실체다. 관계대명사 이론서 전체가 아니라, 오늘 걸린 그 문장들이 네가 실제로 공부해야 할 대상이다.
이번 주 점검
일주일 뒤, 같은 지문을 다시 슬래시로 끊어본다. 지난주에 형광펜 쳤던 문장 중 이제 바로 끊기는 문장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라. 절반 이상이 통과되면 독해로 문법을 커버하는 길에 제대로 올라선 것이다. 통과율이 낮다면, 끊는 훈련량 자체가 부족한 것이니 지문 개수를 늘리기보다 같은 지문을 반복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라. 점검의 기준은 '지문을 다 풀었나'가 아니라 '걸리던 문장이 안 걸리게 됐나'다.
기록법
노트를 반으로 접어라. 왼쪽에는 오늘 끊는 데 오래 걸린 문장 원문, 오른쪽에는 그 문장을 덩어리로 묶은 방식만 적는다. 문법 용어는 쓰지 마라. '내가 산 / 책' 이렇게 슬래시 위치만 남긴다. 이 노트가 쌓이면, 네가 반복해서 걸리는 구조가 눈에 보인다. 지훈이의 경우 그게 '동사 뒤에 오는 to부정사'와 '콤마 뒤 분사'였다. 남들은 문법책 한 권을 다 봤지만, 지훈이는 자기 노트 속 반복 구조만 집중해서 편입 독해를 커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