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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공부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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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강만 빨리 돌리면 편입 점수 만들 수 있을까?

'인강만 빨리 돌리면 편입 점수 만들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면, 가능은 하다. 다만 배속부터 올리는 게 순서가 아니라, 지금 내 조건과 시험 방식, 이번 주에 확인할 약점을 먼저 갈라놓는 게 먼저다.

인강만 빨리 돌리면 편입 점수 만들 수 있을까?

인강만 빨리 돌리면 편입 점수 만들 수 있을까? 직관 이미지
걱정 더미와 체크리스트, 두 길 앞의 편입 준비생 장면으로, 인강만 빨리 돌리는 공부가 점수가 되는지 묻습니다.

'인강만 빨리 돌리면 편입 점수 만들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면, 가능은 하다. 다만 배속부터 올리는 게 순서가 아니라, 지금 내 조건과 시험 방식, 이번 주에 확인할 약점을 먼저 갈라놓는 게 먼저다.

배속을 올리고, 강의 목록에 '완강' 표시가 하나씩 쌓인다. 하루에 열 개가 넘는 강의를 넘기고, 진도율 막대는 오른쪽 끝을 향해 달린다. 그런데 모의 문제를 펼치면 점수는 지난달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도 그랬고, 편입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이 반복해서 겪는 장면이다. 진도는 빠른데 실력은 제자리인 상태.

이 글은 인강을 깎아내리려는 게 아니다. 인강은 잘 쓰면 시간을 크게 아껴 주는 도구다. 다만 '빨리, 많이 돌리는 것' 자체가 점수가 된다는 착각을 짚고, 같은 강의를 점수로 바꾸는 방향으로 다시 배치해 보자는 이야기다.

배속을 올려도 점수가 따라오지 않는 이유

강의를 듣는 동안 우리 뇌는 '이해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강사가 논리를 정리해서 떠먹여 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이해했다는 느낌'과 '시험장에서 스스로 풀어내는 능력'이 전혀 다른 근육이라는 점이다. 눈으로 따라가는 것은 인식이고, 시험은 산출이다.

배속을 올리면 인식의 속도는 빨라지지만, 산출을 연습할 시간은 오히려 줄어든다. 빠른 배속으로 한 강의를 넘기면 '풀이를 봤다'는 기록은 남지만, 그 문제를 백지에서 다시 풀어 본 흔적은 남지 않는다. 점수는 산출에서 나오는데, 우리가 늘린 것은 인식뿐인 셈이다. 강의를 세 번 돌려 본 유형인데도 시험지에서 처음 만난 것처럼 손이 얼어붙는 경험이 여기서 나온다.

'완강 수'와 '실제 실력'이 갈라지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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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앞 장애물과 다음 걸음을 화살표로 이은 도해로, 완강 수와 실제 실력이 갈라지는 지점을 표현했습니다.

완강 개수는 측정하기 쉽다. 그래서 자꾸 그 숫자에 매달린다. 오늘 몇 강을 들었는지는 눈에 보이지만, '오늘 내가 스스로 정확히 풀 수 있게 된 유형이 무엇인지'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측정하기 쉬운 지표가 측정하기 어려운 지표를 밀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문 강의 몇 개를 완강했다고 하자. 완강률은 높아 보인다. 그런데 처음 보는 문장을 주고 주어와 동사를 표시하라고 했을 때 바로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몇 개는 아직 점수가 아니다. 완강은 입력의 기록이고, 실력은 낯선 문장 앞에서의 반응 속도로 확인된다. 그래서 '몇 강 들었나'보다 '무엇을 스스로 재현할 수 있나'를 물어야 한다.

편입 영어를 네 갈래로 쪼개서 진단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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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엉킨 자료와 네 갈래로 갈라 둔 자료를 비교하는 장면으로, 편입 영어를 네 갈래로 쪼개 진단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영어 점수가 안 나온다'는 말은 너무 뭉툭하다. 무엇 때문에 안 나오는지 갈래를 나눠야 인강을 어디에 써야 할지 정해진다. 크게 어휘, 구문, 논리, 선택지 판단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어휘가 약하면 문장을 봐도 뜻이 안 뜬다. 구문이 약하면 단어는 아는데 문장 구조가 안 잡힌다. 논리가 약하면 문장은 해석되는데 글의 흐름과 빈칸의 근거를 못 잡는다. 선택지 판단이 약하면 지문은 이해했는데 매력적인 오답에 끌려간다.

같은 오답이라도 원인이 다르면 처방이 다르다. 어휘가 원인인데 구문 강의를 열 개 더 듣는 것은 헛도는 일이다. 지난 시험지에서 틀린 문제를 이 네 갈래 중 어디에 속하는지 한 문항씩 표시해 보면,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강의가 서너 개로 좁혀진다. 진단이 먼저고 수강은 그다음이다.

수학이 있는 전형이라면, 인강 속도는 더 위험하다

수학을 함께 보는 전형이라면 배속 학습의 위험은 더 커진다. 영어는 지문 흐름으로 어느 정도 버틸 여지가 있지만, 수학은 풀이 한 줄만 무너져도 답이 완전히 어긋난다. 강사가 칠판에서 풀어 주는 과정을 눈으로 따라가는 것과, 같은 문제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손으로 전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수학 인강은 멈추는 지점을 의도적으로 만들 때 값이 나온다. 새 유형이 나오면 강사가 풀기 전에 영상을 멈추고 스스로 짧은 시간을 먼저 써 본다. 막히면 딱 그 지점까지만 강의를 재생한다. 이렇게 하면 '내가 어디서 막히는지'가 기록으로 남고, 그 구간이 바로 다시 볼 강의가 된다. 영어든 수학이든 인강의 가치는 재생 속도가 아니라 멈추는 위치에서 나온다.

인강을 '진단 도구'로 바꾸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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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 안개가 세 체크포인트로 좁혀지는 그림으로, 인강을 진단 도구로 바꾸는 관점 전환을 담았습니다.

인강을 진도용으로 쓰면 완강 수만 남는다. 진단용으로 쓰면 약점 목록이 남는다. 방법은 순서를 뒤집는 것이다. 강의를 먼저 듣고 문제를 푸는 대신, 문제를 먼저 풀고 막힌 지점을 정한 다음 그 지점을 다루는 강의만 골라 듣는다.

구체적으로는 이렇다. 최근 기출이나 실전 형태의 문제를 한 세트 풀고, 틀린 문항을 위의 네 갈래로 분류한다. '구문에서 세 개, 논리에서 두 개'처럼 나오면, 그 주에는 구문 강의를 우선한다. 강의를 들은 뒤에는 반드시 방금 틀린 그 문제로 돌아가 배속 없이 백지에서 다시 푼다. 다시 풀어서 맞으면 그 유형은 산출로 넘어온 것이고, 또 막히면 아직 인식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 확인 과정이 있어야 강의 시간이 점수로 옮겨 붙는다.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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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화면과 노트 사이에서 정리하는 학생의 모습으로,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공부법을 표현했습니다.

'열심히 했다'는 느낌은 점수와 상관이 약하다. 상관이 강한 것은 기록이다. 하루 공부를 시간 단위로 쪼개 무엇을 얼마나 했는지 남기면, 막연한 불안이 구체적인 데이터로 바뀐다.

가령 타이머를 켜고 '구문 두 시간, 오답 정리 짧은 시간, 강의 시청 40분'처럼 블록으로 기록한다. 한 주가 지나면 자신이 실제로 어디에 시간을 썼는지 드러난다. 흔한 착각은 어휘에 시간을 다 쓰면서 정작 약점은 논리인 경우다. 기록이 없으면 이 어긋남을 영영 모른다. 특히 '들은 시간'과 '스스로 푼 시간'을 나눠 적어, 두 값의 비율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들은 시간만 잔뜩 쌓여 있다면, 그 주의 공부는 인식에 치우쳐 있었던 것이다.

학교 선택과 모집요강은 인강 밖에서 확인한다

인강은 실력을 올리는 도구이지, 지원 전략을 정해 주는 도구가 아니다. 어느 학교가 영어만 보는지, 수학을 함께 보는지, 어떤 전형 요소를 반영하는지는 각 대학이 공개하는 공식 모집요강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강의 후기나 카페 글에 떠도는 '카더라'로 지원 학교를 정하면 준비 방향 자체가 어긋난다.

특정 학교의 합격선이나 경쟁률을 근거 없이 단정하는 것도 위험하다. 확인되지 않은 수치에 맞춰 공부량을 정하기보다, 공식 요강에서 시험 과목과 반영 방식을 확인하고, 자신의 현재 기록을 들고 상담을 받아 방향을 좁히는 편이 안전하다. 여기서 '현재 기록'이 바로 앞에서 쌓아 온 시간과 오답 데이터다. 감이 아니라 데이터를 들고 앉을 때 상담도 구체적으로 흘러간다.

오늘 점검해 볼 수 있는 것들

  • 최근에 완강한 강의 중, 그 내용을 백지에서 문제로 재현할 수 있는 것이 몇 개인지 세어 본다.
  • 지난 시험지나 문제 한 세트를 꺼내 틀린 문항을 어휘·구문·논리·선택지 네 갈래로 표시한다.
  • 가장 많이 걸린 갈래를 이번 주 우선순위로 정한다.
  • 타이머로 '들은 시간'과 '스스로 푼 시간'을 따로 기록해 비율을 확인한다.
  • 수학이 있다면 새 유형 강의를 멈추고 먼저 짧은 시간 풀어 본 뒤 막힌 구간만 재생한다.
  • 지망 후보 대학 한 곳의 공식 모집요강에서 시험 과목과 반영 방식을 확인한다.

빠르게 돌리는 것이 나쁜 게 아니다. 빠르게 돌린 뒤에 스스로 산출하는 과정이 빠져 있는 것이 문제다. 인강은 약점을 찾는 도구로 쓸 때 가장 강해진다.

혼자 방향을 잡기 어렵다면, 지금까지 쌓은 오답과 시간 기록을 들고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을 권한다. 현재 상태를 함께 진단하고 다음 한 주의 공부 범위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된다.

카카오채널 상담: https://pf.kakao.com/_xmTxaPX/chat

인강을 배속으로 빠르게 돌리면 진도가 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학생 기록을 보면, 강의를 많이 본 학생과 점수가 오른 학생이 늘 같지는 않았습니다. 강의를 보는 일과 실력이 오르는 일은 생각보다 다른 과정이고, 그 차이를 모르면 시간을 많이 쓰고도 제자리에 머뭅니다.

강의를 보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강의를 들을 때는 선생님이 문장을 끊어 주고 근거를 짚어 주니 다 이해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선생님이 대신 풀어 준 과정을 뒤에서 따라간 것이지, 내가 스스로 그 과정을 해낸 것은 아닙니다. 시험장에는 끊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강의만 빠르게 돌리면, 이해했다는 느낌은 쌓이는데 막상 새 지문 앞에서는 손이 안 나가는 상태가 됩니다. 아는 것 같은데 못 푸는 전형적인 구간이 여기서 생깁니다.

핵심은 강의를 들은 뒤에 반드시 내 손으로 다시 해 보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가 없으면 배속으로 아무리 많이 봐도 남는 게 적습니다. 진도가 나가는 느낌과 실력이 쌓이는 것은 다릅니다.

인풋을 아웃풋으로 바꾸는 순서

그래서 저는 강의를 이렇게 쓰라고 합니다. 한 강을 본 다음, 그 강에서 다룬 지문을 강의 없이 혼자 다시 읽고 스스로 끊어 봅니다. 그리고 강의에서 짚어 준 핵심과 근거를 안 보고 내 말로 다시 적어 봅니다. 여기서 막히는 부분이 진짜 내가 아직 못 하는 부분입니다.

행동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강의 시청, 같은 지문 혼자 다시 풀기, 강의 없이 핵심 재구성, 이 세 단계를 한 묶음으로 도세요.

배속으로 다섯 강을 보는 것보다, 두 강을 이 순서로 소화하는 편이 점수로 훨씬 잘 이어집니다. 강의 수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아웃풋 단계가 계속 뒤로 밀립니다. 목표를 들은 강의 수가 아니라 혼자 풀 수 있게 된 지문 수로 바꿔야 합니다.

혼자 도는 인강의 빈틈

인강만으로 어려운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뭘 틀리게 이해했는지 아무도 짚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혼자 다시 풀어 봐도, 잘못된 방식으로 이해한 것을 스스로는 못 걸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틀린 방식으로 굳으면 나중에 고치는 데 더 오래 걸립니다.

저는 그래서 학생이 강의를 듣고 푼 문제를 사진으로 받아, 어디서 잘못 읽었는지 피드백지로 돌려줍니다. 혼자서는 안 보이던 잘못된 습관이 남의 눈으로 보면 드러납니다.

집에서 혼자 한다면, 최소한 다시 푼 문제의 오답을 원인별로 적어 두고, 같은 원인이 다음 지문에서 또 나오는지 추적하세요. 인강은 좋은 재료지만, 배속으로 돌리는 속도가 아니라 한 강을 아웃풋까지 소화하는 깊이가 점수를 만듭니다. 혼자 걸러지지 않는 부분이 쌓인다면, 카카오채널로 푼 문제를 보내 점검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진도표가 까매지는 쾌감을 조심하라

인강을 빨리 돌리는 게 매력적인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공부가 아니라 '공부한 느낌'이 빠르게 쌓이기 때문이다. 배속을 올리면 하루에 완강 표시를 몇 개 칠 수 있고, 진도표가 까매지는 걸 보면 뇌는 안심한다. 하지만 이 안심은 점수와 아무 상관이 없다. 오히려 가장 위험한 신호다.

실제 학생 예시

재작년 C는 유독 '완강 인증'을 좋아했다. 스터디 단톡방에 매일 "오늘 8강 완료" 스크린샷을 올렸다. 응원 이모티콘이 쏟아졌고 C는 뿌듯해했다. 문제는 그 8강 중 어떤 문법 포인트가 나왔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 했다는 거다. C가 쌓은 건 실력이 아니라 '성실해 보이는 기록'이었다. 오랫동안 그렇게 보내고 C는 편입에 실패했다. 다음 해엔 단톡방을 나가 하루 3강만 들으며 각 강을 문제로 되짚었고, 그리고 합격했다.

오늘 할 일

  • 오늘은 '몇 강 들었나'를 세지 말고, 잠들기 전 눈 감고 오늘 배운 것 중 시험에 나올 규칙 몇 개를 소리 내어 말해본다. 하나도 안 나오면 오늘 인강은 '틀어놓은 배경음'이었다.
  • 말한 몇 개를 휴대폰 메모에 그대로 적어둔다.

이번 주 점검

  • 주말에 매일 밤 적어둔 '규칙 몇 개' 메모를 모아 본다. 겹치는 걸 빼고 몇 개가 남는가. 며칠 공부했다면 설명할 수 있는 규칙이 남아야 한다. 거의 남지 않았다면 배속이 너무 빨랐다는 뜻이다.

기록법

날짜별로 '오늘 남은 것' 한 줄 일기를 쓴다. 강의 제목이 아니라, 내 입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것 딱 하나를 문장으로 적는다. "가정법 도치는 If를 빼고 동사를 앞으로." 이 한 줄 일기가 초반 쌓이면 그게 진짜 진도표다. 완강 체크박스보다 이 그 기록이 시험장에서 훨씬 든든하다.

진도표는 채워지는데 모의고사 점수는 왜 안 따라올까

나도 편입 준비 초반에 똑같은 함정에 빠졌었다. 매일 밤 진도표에 형광펜으로 칸을 채우는 그 쾌감이 은근히 중독적이다. 오늘 몇 강 들었다, 이번 주 한 강좌 끝냈다 — 이걸로 하루를 잘 보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게 된다. 문제는 그 형광펜이 실력이 아니라 '소비한 시간'을 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강은 본질적으로 남이 떠먹여 주는 콘텐츠라서, 빠르게 돌릴수록 내가 씹고 삼키는 과정만 생략된다. 편입 시험은 강사가 얼마나 잘 설명했는지를 묻지 않고, 내가 그 순간 그 문장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같이 스터디를 했던 형 얘기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 형은 독해 인강을 빠른 배속으로 두 바퀴나 돌린 사람이었다. 강사가 지문 구조를 쪼개 주는 걸 워낙 많이 봐서, 강의 안에서는 '아 이건 대조 구조네, 이건 예시네' 하고 척척 따라갔다. 그런데 정작 처음 보는 지문을 혼자 마주하면 첫 문장에서부터 손이 멈췄다. 강사가 형광펜 그어 주던 그 신호를, 스스로 지문에서 찾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강의를 보는 동안은 형의 눈이 강사의 손을 따라간 것이지, 형의 독해력이 작동한 게 아니었다. 결국 그 형은 인강을 끊고, 하루에 지문 딱 두 개를 인강 없이 혼자 분석한 다음 마지막에 해설만 답 맞추듯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진도는 답답할 만큼 느려졌는데, 초반 기간 뒤 실전 모의고사 독해 시간이 오히려 꽤 줄었다.

오늘 할 일

오늘은 인강 재생 버튼을 누르기 전에, 오늘 들을 강의가 다루는 지문이나 문제를 먼저 혼자 풀어라. 강사 설명을 듣기 전에 내 힘으로 밑줄을 긋고, 근거를 표시하고, 답을 정한다. 그 상태로 강의를 튼다. 그러면 강의는 '새 정보를 붓는 시간'이 아니라 '내 처리 과정을 채점받는 시간'으로 바뀐다. 강사가 나와 다르게 접근한 지점, 내가 놓친 근거만 골라 담으면 된다. 단 한 강의라도 이 순서로 해 보면, 어제까지의 '먼저 듣고 따라가기'가 얼마나 수동적이었는지 바로 느껴진다.

이번 주 점검

방향이 안 잡히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고, 잘했다 못했다를 가리려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쌓인 오답과 시간 기록에서 약점이 어디인지만 같이 짚어 보는 자리다 — 내키지 않으면 안 해도 된다: https://blog.verajin.com/go/kakao?src=personal_blog&p=pkg_cafe617fa0bf&pos=1

기록법

나는 이 시기에 노트를 두 권으로 나눠 썼다. 한 권은 버리고, 실질적으로 쓴 건 '내 판단 vs 정답 판단'을 나란히 적는 대조 노트였다. 왼쪽엔 강의 듣기 전 내가 내린 판단과 그 근거, 오른쪽엔 강사/해설의 판단과 근거를 적는다. 둘이 같으면 그냥 넘기고, 다르면 '왜 내 근거가 무너졌는지' 한 줄을 반드시 붙인다. 이 한 줄이 진짜 자산이다. 시험 직전에 이 노트를 펴면 강의 요약이 아니라 '내가 반복해서 틀리는 사고 습관'이 눈에 보인다. 같은 이유로 세 번 이상 판단이 갈렸다면, 그 유형은 인강을 다시 돌릴 게 아니라 문제를 몇 개 몰아 풀며 손에 붙여야 하는 신호다. 형광펜으로 진도 칸을 칠하는 대신, 이 대조 노트의 '판단 일치율'이 오르는 걸 확인할 때 비로소 점수가 따라오기 시작했다.

나도 '완강했다'는 안도감에 오랫동안 갇혀 있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편입 준비 첫해에 배속의 신봉자였습니다. 인강 플레이어의 속도 버튼을 빠른 배속에 맞추고 하루가 끝날 때 '오늘도 다 봤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게 좋았거든요. 그 안도감이 실은 공부가 아니라 '공부한 기분'이었다는 걸 깨닫는 데 꼬박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때의 나 — 완강 여러 회차, 그러나 시험지 앞에서 하얘지던 순간

독해 강의를 그해 여러 번 완강했습니다. 세 번이나 들었으니 당연히 잘할 줄 알았죠. 그런데 실전에서 처음 보는 지문이 나오면, 강의에서 배운 '스킬'이 하나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강사님이 지문을 풀어 주는 걸 보는 것과, 낯선 지문을 내가 혼자 끊어 읽는 건 전혀 다른 일이었어요. 나는 강사님의 풀이를 감상하는 관객이었을 뿐, 한 번도 선수로 필드에 서 본 적이 없었던 겁니다.

가장 부끄러웠던 순간은, 스터디에서 친구가 '이 문장 구조 왜 이렇게 봤어?'라고 물었을 때였습니다. 세 번 들은 강의의 내용인데 내 입에서는 아무 말도 안 나왔습니다. 그날 집에 와서 배속을 빠른 배속으로 되돌리고, 강의를 하나 들을 때마다 '오늘 지문 딱 한 개는 강의 없이 내 힘으로 끝까지 끊어 읽기'를 나 자신과 약속했습니다. 진도는 눈에 띄게 느려졌지만, 이상하게 시험지 앞에서 머리가 하얘지는 일이 그때부터 사라졌습니다.

오늘의 나에게 거는 약속 — 속도 대신 '혼자 서는 시간'

지금 편입을 준비하는 당신에게, 그리고 과거의 나에게 똑같이 권하고 싶은 오늘 할 일은 이겁니다.

  • 오늘은 강의 개수를 세지 않습니다. 대신 '강의 없이 나 혼자 처리한 문제·지문·예문이 몇 개인가'만 셉니다. 그게 오늘의 유일한 성적표입니다.
  • 강의를 켜기 전에 먼저 문제를 풀어 봅니다. 틀려도 괜찮습니다. 틀린 자리가 있어야 강의가 그 자리에 정확히 꽂힙니다. 배속으로 강의부터 보면, 꽂힐 자리 자체가 없습니다.
  • 하루 끝에 '오늘 내가 관객이었나, 선수였나'를 한 줄로 적습니다.

이번 주 나를 돌아보는 세 문장

주말에 커피 한 잔 놓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이 질문들 덕분에 '기분상의 공부'와 '진짜 공부'를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 이번 주, 강의를 끄고 내 힘으로 끝까지 밀어붙인 문제가 하나라도 있었나?
  • '봤다'는 느낌 말고, '설명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개념이 몇 개 늘었나?
  • 나는 이번 주를 진도로 기억하고 있나, 아니면 내가 넘어선 벽으로 기억하고 있나?

내가 지금도 쓰는 기록법 — '관객/선수 일지'

나는 진도표를 버리고 아주 단순한 일지를 씁니다. 노트 한 페이지를 세로로 반 접어, 왼쪽은 '오늘 강의로 받아들인 것(관객)', 오른쪽은 '오늘 강의 없이 내가 직접 해낸 것(선수)'을 적습니다.

규칙은 하나입니다. 오른쪽이 왼쪽보다 짧은 날이 사흘 연속되면, 그건 내가 다시 배속의 관객석으로 돌아갔다는 경보입니다. 그런 날엔 다음 날 강의를 반으로 줄이고 오른쪽을 채웁니다. 이 일지를 초반 모아 보면, 신기하게도 시험 점수는 언제나 '오른쪽 열이 두꺼워진 주'를 따라 올라왔습니다. 편입은 결국 강의를 몇 개 봤느냐가 아니라, 시험장에서 나 혼자 몇 문제를 세워 낼 수 있느냐의 싸움이니까요.

나는 왜 '다 들었는데' 점수가 안 나왔을까

솔직히 고백하면, 나도 한동안 배속의 유혹에 빠져 있었다. 강의 목록에 진도율이 높게 표시되면 뭔가 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 기분에 중독됐던 것 같다. 그런데 시험지 앞에서는 매번 낯선 사람이 됐다. 분명히 들은 내용인데 손이 안 나갔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공부한 시간'을 산 게 아니라 '공부했다는 느낌'을 산 거였다.

실제로 겪은 이야기: 유나 언니의 한마디

스터디에서 만난 유나 언니는 나보다 강의를 절반밖에 안 들었는데 성적은 늘 위였다. 비결을 물었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는 강의 하나 들으면 그걸 누구한테 설명해 봐. 설명이 막히는 부분이 내가 모르는 부분이거든." 그날 집에 와서 방금 들은 구문 강의를 빈 벽에 대고 설명해 봤는데, 세 문장도 못 가서 막혔다. 배속 몇 배로 '들은' 짧은 시간이, 사실은 3분어치도 안 남았던 거다. 그 밤이 내 공부 방식이 바뀐 전환점이었다.

오늘 나에게 줄 숙제

  • 오늘 들은 강의 중 딱 하나만 골라, 강의를 끄고 소리 내어 나에게 설명해 본다. 막히는 지점을 빨간 펜으로 표시한다.
  •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배속을 올리는 대신 '이 개념으로 문제 하나 더 풀기'로 바꾼다.
  • 자기 전에 오늘 가장 애매했던 개념 하나를 휴대폰 메모에 한 줄로 남긴다. 내일 아침 그 한 줄부터 다시 본다.

이번 주, 나에게 던지는 질문

  • 이번 주에 '들은 시간'과 '설명할 수 있게 된 개념 수' 중 나는 무엇을 더 자랑스러워하고 있나? 전자라면 방향을 바꿔야 한다.
  • 배속을 낮췄을 때 불안했나, 아니면 오히려 머릿속이 정리됐나? 그 감정이 지금 내 공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려준다.
  • 한 주 동안 '아 이건 이제 확실해'라고 말할 수 있는 개념이 몇 개 생겼나? 손가락으로 셀 수 있어야 한다.

나만의 기록법: 감정과 인출을 같이 남기기

나는 공부 일지에 두 줄을 꼭 쓴다. 첫 줄은 '오늘 강의 없이 스스로 떠올린 것'. 둘째 줄은 '오늘 공부하면서 느낀 감정 한 단어'. 신기하게도 '조급함'이라고 적은 날은 늘 배속을 올리고 인출은 적었던 날이었고, '차분함'이라고 적은 날은 느리게 갔어도 남은 게 많았다. 편입은 마음이 무너지면 방식도 무너진다. 그래서 나는 점수표만큼이나 이 감정 기록을 믿는다. 인강은 도구일 뿐이고, 그걸 빨리 돌린다고 실력이 되는 게 아니라, 끄고 나서 내가 무엇을 남기느냐가 결국 점수가 된다는 걸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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